2000년을 전후해서, 만화책은 그야말로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다. 어지간한 만화들을 대부분 재미있었고, 그 작품들의 수도 전에 없이 엄청난 숫자가 쏟아지고 있었다. 물론 이후로 만화책은 점점 침체기에 빠져들게 되지만, 마치 암흑시대 직전의 황금시대와도 같은 그런 시가 바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이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바로 그 시기에 만들어진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어떤 의미로는 괴랄한 작품. 라이징 임팩트이다. 제목에도 언급했지만, 출생의 비밀, 초능력, 골프라는,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괴이한 조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참으로 특이한 작품이 바로 이 만화이다.
침체기에 가까워오며 점점 소재가 고갈되어 가는 이 시기, 그렇기에 더 참신하고 새로운 조합이 나타나던 이 시기였기에 가능했던 작품, 그것이 바로 이러한 괴작들이 아닐까 싶다.
산골 구석진 곳에 살고 있는 이상한 혼혈꼬맹이 가웨인 나나우미. 부모님도 없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가웨인은 세계 최고의 날림꾼 이라는 꿈을 가지고 야구로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키리아라는 여성 프로골퍼가 그들을 우연히 찾아오게 된다. 가웨인의 재능을 꿰뚫어본 키리아는 그에게 골프의 길을 제시하고, 진정한 날림꾼이 되는 지름길이 바로 골프라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그렇게 골프의 꿈을 꾸기 시작한 가웨인. 키리아의 지도하에 훈련끝에 작은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자, 미국의 골프 전문학교의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게 되지만, 할아버지나 키리아 누나와 멀리 떨어질 수 없어 거절하고 만다. 대신 일본에 있는 분교에서 골프를 배우기로 하고 조금씩 골프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데…
전형적이면서도 비교적 온건한 스토리라인과는 달리, 이 작품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소년만화적인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가웨인은 어려서부터 산에서 자라면서 강인한 체력과 시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 만화는 겨우 초등학교 4학년인 소년이 무려 300야드의 비거리를 날린다는 비상식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그 뛰어난 시력으로 골프 클럽의 중심을 보고 공을 맞춘다는 일종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어서 라이벌로 등장하는 란슬롯은 그린 위의 기복에서 공이 어떻게 굴러가야 컵에 들어갈지 보이는 길을 본다는 설정. 그야말로 초능력자들의 싸움이 등장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은 점점 상식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그것은 만화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극을 달린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만화를 직접보면서 확인하시길 바란다.
라이징 임팩트의 작가는 나카바 스즈키라는 분으로 사실 그렇게 유명한 만화가님은 아니다. 국내에는 금강번장, 블리자드 악셀 등의 작품이 번역되어 있지만, 사실 이 작가님의 작품 중 제일 유명한 것은 라이징 임팩트 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마이너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의 그림체는 조금 색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 인물묘사다.
이 만화에서는 날카로운 선과 찔릴듯한 눈빛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둥글고 올록볼록한 이미지와 가벼운 그림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캐릭터 등 다양한 느낌과 표현으로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특징은 만화가 길어지거나 이야기가 조금씩 늘어지게 되어도 독자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작품성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할 정도로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인물묘사 뿐 아니라 배경을 표현하는 부분에도 꽤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부드러운 느낌의 펜터치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온화하게 그려 보이는 표현에 주목하다 보면, 의외로 전체적인 분위기 뿐 아니라 원근감이나 디테일한 표현에 있어서도 상당히 깊이 있는 기법이 많이 사용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하나하나 전체적인 분위기의 일체감을 제공하면서도 여느 잘 그린 만화들에서 간혹 느껴지는 완성도의 날카로움 같은 것은 흐리면서 독자가 가질 수 있는 거부감을 녹이고 있다.
이 만화는 상당히 재미있다. 이 당시의 만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독특하면서도 완성도 있는 흐름을 가져가면서 독자들을 즐겁게 해준다. 더욱이 그림체나 이야기에 있어서도 부족한 점 없이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실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테면 아는 사람은 알지만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꽤 많은 그런 느낌의 인지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이 작품을 보지 못한 분들이 가벼운 느낌의 스포츠 소년만화를 보고 싶다면 꼭 이 만화를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만화는 이 정도의 인지도로 존재감이 흐려지기에는 아까운,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 이 만화는 절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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